교과목 공부도 만만치 않은데 피아노 학원까지 가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처음 피아노 학원을 고려하는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이에게 성인이 되어서도 다룰 수 있는 악기 한 개쯤은 갖게 하고 싶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악보를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부터 피아노 학원에 대해 같이 한 번 생각해 보자.
초등 음악 교실
교실 초등 저학년의 음악교실은 시끌벅적 재미있다. 아이들은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여러 가지 악기를 접하면서 신기해한다. 하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점점 음악시간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춘기이다.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큰 소리로 노래 부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친구들 앞에서 몸을 움직이며 활동하는 것 자체를 민망해한다. 이때 자유롭게 다루는 악기가 하나 이상 있는 친구들은 음악수업 참여도가 좋다. 다룰 수 있는 악기 하나로 아이는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운 노래나 악기를 배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다.
5, 6학년 아이들 중에는 계이름과 음이름을 몰라 악보를 읽지 못하는 상태로 음악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악보를 모르다 보니 음악시간이 지루하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악보를 읽지 못하면 리코더, 단소 연주가 힘들어진다. 한 가지 이상한 건 3학년 음악 교과서를 보면 리코더 운지법은 가르쳐 주는데 계이름을 가르쳐주는 부분은 없다. 알아보니 5학년이 되어야 교과서에 계이름이 나온다고 한다. 악보를 모르고 악기를 다루니 힘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등시절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는 것이 좋다.
악보 보는 교육은 학교 수업보다 먼저 시켜야 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피아노
악기를 가르친다고 할 때 아이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피아노이다. 근처에서 피아노학원 한 개쯤은 쉽게 볼 수 있고, 가정에 피아노가 있는 집도 많다. 피아노는 현악기나 관악기에 비해서 입문하기 쉬운 악기이다. 소리 내기도 쉽고 피아노로 음악의 기본틀을 다져놓으면 다른 악기를 배우기가 쉬워진다. 피아노는 악보를 읽어내면서 두 손을 동시에 움직이고 귀로는 소리를 듣기 때문에 뇌 발달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다. 수학을 잘하고 싶으면 독서를 하고 피아노를 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학원의 단점
모든 악기가 그렇겠지만 피아노를 배우려면 자주 연습을 해야 한다. 주변 학원을 알아보면 주 3회 이상은 와야 의미 있는 진도를 나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 가면 약 50분가량 학원에 있는데, 그중 10분은 이론공부, 10분은 피아노 앞에서 선생님과 수업, 20분 정도는 혼자 피아노 연습, 10분은 가서 출석체크하고 진도카드 쓰다가 끝난다.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아무래도 여러 명의 아이들이 한 타임에 함께 가고, 아이들의 집중력을 고려하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이상적인 것은 학원교육을 받으면서 집에 피아노가 있어 틈날 때마다 연습하는 것이다.
피아노를 들이다
고민 끝에 해당 시간에 우리 아이 한 명만 봐주는 선생님을 찾아 등록하고 집에 피아노를 들였다. 다행히도 예전과는 달리 성능도 좋고 부피도 작은 전자피아노가 많았다. 야마하 전자 피아노를 들였고 소리 조절이 가능하고 헤드셋을 쓰면 아예 소리가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아 매우 만족한다.
사실 피아노를 먼저 들이고 쉬운 악보를 펼쳐두었었다. 요즘 악보는 손가락 번호가 표시되어 있어 대강의 위치와 손가락 번호 원리를 파악하면 쳐볼 수가 있다. 조금 가르쳐주었더니 제일 쉬운 비행기를 치고 좋아했다. 다른 것도 치고 싶은데 모르겠다고 답답해하길래 학원에 가서 배워볼래? 하고 물었더니 선뜻 나서길래 학원에 보냈다. 다른 아이들보다 시작하는 시기가 늦었지만 우리 아이에게 지금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되어 보낸 것이다.
학원에서 배운 바이엘을 연습하기도 하지만 기초 동요집 악보를 보고 혼자 치면서 노래하곤 한다. 심지어 둘째 아이는 형이 치는 것을 보다가 몇 가지 형한테 배우더니 동요 몇 개를 치고 있다. 신기할 따름이다. 바른 자세에 계이름 다 알고 치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치면서 노래 부르고 외웠다고 즐거워하니 만족하고 있다. 한 손만 겨우 치는 울트라 초초보 수준이다. 그냥 둘 다 놀이처럼 피아노를 가지고 논다고 보면 되겠다.
나의 바람은 피아노가 아이들의 감정 표출수단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좋을 때나, 화가 나고 힘들 때 연주하면서 풀 수 있는 그럼 좋은 도구가 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
계이름 음이름 배우기
악보만 보게 하려고 피아노 학원에 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중에 좋은 교재들이 많이 있고, 기본 개념 정도는 큰 음악 지식 없어도 같이 읽어가면서 충분히 공부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학원에 가면서 소요되는 아이의 시간은 소중하기 때문이다.
많이 쓰는 교재로는 Disney 계이름 공부, 캔디팡팡 계이름 나라, 재미있는 계이름 초콜렛 등이 있고 이밖에도 빼빼로 프렌즈와 함께하는 계이름 공부, 흔한 남매의 THE 계이름 공부도 있다. 스티커 붙이기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으로 되어 있어서 딱딱한 교재가 아니라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계이름과 음이름은 엄연히 다르다
음이름
한 옥타부 안에 포함되는 12개의 다른 음에 붙는 고정적인 이름이다. 조성의 변화와 상관없이 고정되어 있다. 나라마다 음이름이 다르다.
- 우리나라 : 다라마바사가나다
- 미국, 영국: CDEFGABC
계이름
특정 음을 기준으로 잡고 기준음으로부터 상대적인 위치를 계산해서 이름을 붙인다. 흔히 말하는 7 음계 도레미파솔라시이다. 계이름은 기준음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다장조의 곡은 계이름과 음이름이 같다. 그러나 다장조가 아닌 경우에는 음이름은 같지만 계이름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바장조라면 'F, 바' 음이 기준음 도가 된다.
일단 모든 학원은 아이가 진짜 뭔가를 배우고 싶어 할 때 보내는 것이 좋다. 기본인 바이엘과 체르니 100을 마치고 체르니 30부터는 소나티네, 하농, 소곡집을 거쳐 쇼팽, 베토벤 소나타, 모차르트 등의 명곡집으로 넘어간다. 주변에 돌아보니 체르니 30까지 가는데 3년 정도 소요되는 것 같다. 스스로 의지가 없다면 흔히 말하는 피아노 치는 성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하고 고민해 보시고 좋은 선택 하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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